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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류 준비하다가 하루 다 보낸 날

오늘 아침 일찍부터 노트북 앞에 앉아서 정부 지원사업 공고문을 띄워놨는데, 시작부터 뭔가 꼬이는 기분이었다. 사업자 등록을 한 지 이제 막 1년이 조금 넘었나. 처음에는 그냥 매출만 나오면 다 해결될 줄 알았는데, 막상 주변에서 정부 지원금이 쏠쏠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니 마음이 급해졌다. 일단 K-스타트업 사이트에 들어가서 공고문을 확인했다. 지원 분야가 생각보다 너무 많아서 뭘 골라야 할지도 모르겠고, 요구하는 서류 목록을 보는데 한숨부터 나왔다.

제출 서류 리스트가 도대체 몇 개야

사업계획서 양식은 왜 이렇게 복잡한지 모르겠다. 10페이지가 넘는 양식을 채우려니 내가 지금 사업을 하는 건지 서류 작성 업무를 하는 건지 헷갈릴 지경이었다. 특히 ‘재무제표’랑 ‘사업자등록증’ 사본은 기본이고, 뭐 이것저것 증빙 서류가 끝도 없었다. 작년에 간이과세자로 시작해서 세무 대리인한테 메일을 보내서 자료 좀 달라고 했는데, 답변이 바로 오지 않아서 오후 내내 애를 태웠다. 솔직히 나처럼 작은 규모로 운영하는 사람한테 이런 빡빡한 증빙 서류가 정말 필요한 건가 싶기도 하고. 큰 회사들은 전담 직원이 다 알아서 해주겠지만, 나 같은 1인 사업자는 정말 하나하나 다 내 손을 거쳐야 하니까 체력 소모가 엄청나다.

인증받는 비용도 생각보다 만만치 않음

지원을 받으려면 제품 인증이 필수라고 해서 알아보니, KC 인증 같은 거 하나 받는 데에도 수백만 원은 우습게 나가는 것 같았다. 물건 하나 팔아보겠다고 뛰어든 건데, 인증 비용만 수십만 원에서 많게는 백만 원 단위까지 올라가니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상황이 될까 봐 덜컥 겁이 났다. 주변 지인은 디케이인증원 같은 곳에서 지원받아서 진행했다는데, 거기도 공짜는 아닐 테니 결국 초기 자본이 어느 정도는 있어야 시작이라도 할 수 있는 구조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부 돈 받아서 사업 확장 좀 해보려다가 내 통장 잔고만 먼저 확인하게 되는 이 상황이 좀 아이러니하다.

담당자 연결은 왜 이렇게 어려운 건지

오후 3시쯤에는 궁금한 게 있어서 공고문에 적힌 담당자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근데 이게 웬걸, 10분 넘게 통화 중이거나 아예 받지를 않는다. 다들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는 건지, 아니면 업무량이 너무 많아서 전화를 아예 안 받는 건지 알 수가 없다. 게시판에 질문을 남겨놓긴 했는데, 답변이 달릴 때까지 하염없이 기다려야 한다. 뭔가 좀 시원하게 해결되면 좋겠는데, 계속해서 ‘검토 중’이라거나 ‘추후 공지’ 같은 말들만 보니까 의욕이 점점 떨어진다.

그래도 일단 신청은 해봐야지

솔직히 지금 당장 이걸 받는다고 해서 내 매출이 당장 두 배로 뛸 것 같지는 않다. 오히려 서류 준비하느라 며칠 동안 본업을 제대로 못한 게 더 큰 손해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주변에서는 안 하면 손해라고 다들 한마디씩 하니까, 밑져야 본전이라는 마음으로 계속 붙잡고 있기는 한데. 내일 아침에는 일어나자마자 다시 서류부터 확인해봐야겠다. 사업계획서 문구 하나하나 고치고 있는데, 이게 진짜 도움이 되는 건지 아니면 그저 보여주기식 서류를 만드는 건지 여전히 확신이 안 선다. 밤은 깊어가고, 커피는 다 식어서 다시 데워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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