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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진공 문턱 넘기가 서류 떼기보다 훨씬 어려웠다

서류 더미 속에 파묻혀 보낸 지난주

지난주 내내 사무실에 앉아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홈페이지를 새로고침만 몇 번을 했는지 모르겠다. 정책자금이라는 게 뭐 하나 신청하려고 하면 왜 이렇게 요구하는 서류가 많은지, 제출 서류 목록을 뽑아보고는 한숨부터 나왔다. 사실 처음에는 간단히 서류 몇 장 챙기면 되는 줄 알았다. 소상공인확인서 발급받는 것부터가 고비였는데, 시스템이 생각보다 복잡해서 몇 번이나 로그인을 다시 했는지 모른다. 초기창업패키지 때도 느꼈지만, 지원 사업 하나를 신청하는 과정이 마치 거대한 관문을 통과하는 기분이다. 이번엔 특히나 자금 지원 종류가 워낙 다양해서 내가 어디에 해당하는지 파악하는 데만 꼬박 이틀이 걸렸다. 정책지원금이라는 게 결국 발품을 팔고 시간을 많이 들여야 하는 일이라는 걸 다시 한번 실감했다.

도약 프로그램 소식을 듣고 찾아간 자리

최근에 중진공에서 중기업을 중견기업으로 키우겠다는 ‘도약 프로그램’ 이야기가 들리길래, 혹시나 내 사업에도 도움이 될까 해서 기웃거려봤다. 예전에 청년창업사관학교 동문들이 모여서 중진공에 직접 사업 설명회를 요청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는데, 그때는 그게 왜 그렇게 대단한 일인가 싶었지만 막상 정책자금이나 수출 바우처 같은 걸 직접 챙기려니 그 마음이 이해가 가더라. 정보라는 게 어디서 주워듣는 것보다 직접 가서 물어보는 게 제일 빠르다. 마침 태백이나 다른 지역에서 네트워킹 데이 같은 행사를 한다기에 나도 비슷한 성격의 상담을 받아보려 했다. 결국 정책자금, 보증, R&D까지 13개 전문기관이 연결되어 있다고 하니, 이 중에서 하나만 제대로 걸려도 좋겠다는 생각뿐이었다.

상담 창구에서의 짧고 허무했던 대화

막상 상담 자리에 앉았을 때의 그 기분은 참 오묘했다. 대단한 전략이 오갈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훨씬 현실적인 이야기들이 오갔다. 예산은 한정되어 있고 대기자는 많으니, 우선순위가 아니면 지원받기 어렵다는 말을 돌려 돌려 들었다. 내가 궁금했던 건 ‘지금 내 상황에서 당장 가능한가’였는데, 돌아오는 답변은 항상 ‘검토가 필요하다’였다. 준비해 간 서류를 훑어보던 담당자가 내 표정을 보더니 ‘이번 회차는 경쟁률이 좀 높아요’라고 짧게 한마디를 덧붙였다. 2억 원 내외의 대출 상담을 받아보려 했는데, 매출 기준이나 업종 코드 때문에 생각보다 문턱이 높다는 걸 체감했다. 1금융권 은행 대출보다야 이자율은 낮겠지만, 그 낮은 이자를 받기까지 치러야 할 행정적 소모가 너무 크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직접 부딪혀보니 느껴지는 거리감

청년전용창업자금이나 고용유지지원금처럼 나름 이름 있는 사업들은 다들 관심이 많아서 경쟁률이 어마어마하다. 내가 이번에 느낀 건, 정부 지원은 정말 필요할 때 딱 맞춰서 받는 게 아니라, 평소에 미리미리 준비해두고 자격 요건을 꿰고 있는 사람들의 몫이라는 거다. 상담받으러 갔던 그날, 함께 앉아있던 다른 대표님들도 비슷한 표정이었다. 서류 가방을 챙겨 나오면서 든 생각은 ‘과연 이게 내 사업의 돌파구가 될까’ 하는 의구심이었다. 전문기관 연계 상담도 사실 다들 비슷한 내용만 돌려 말하는 느낌이라, 내가 특별히 얻은 정보가 있는지 스스로에게 자문하게 되었다. 수출 바우처 사업도 마찬가지다. 무언가 지원해 준다는 명분은 참 좋은데, 그 지원을 받기 위한 과정에서 소모되는 에너지를 누가 보상해 주는 걸까.

결국은 다시 혼자 결정할 시간

상담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지하철역 자판기에서 1,500원짜리 커피를 하나 뽑아 마셨다. 이렇게 복잡한 과정을 거쳐서 정책자금을 받는다고 해도, 결국 내 사업의 방향을 정하는 건 나 자신이라는 당연한 사실이 새삼스럽게 다가왔다. 남들은 정부 사업 잘 따서 시설 확장도 하고 수출도 한다던데, 나는 왜 이렇게 서류 하나 떼는 것부터 삐걱거리는지 모르겠다. 어쩌면 내가 아직 준비가 덜 된 건지도 모르겠다. 다음 주에는 다시 사무실로 출근해서 밀린 정산 업무를 해야 한다. 정부 지원 사업 신청 페이지를 열어놓고 오늘 상담받았던 내용이 정말 유효한 건지 다시 한번 체크해 볼 생각이다. 사실 여전히 잘 모르겠다. 정책자금을 받지 않아도 어떻게든 굴러가는 게 사업이라지만, 기회가 왔을 때 놓치고 싶지 않은 마음이 자꾸 나를 이 시스템 안으로 밀어 넣는다. 불확실한 미래를 조금이라도 확실하게 만들고 싶은 이 조급함이 언제쯤 사라질지, 그게 제일 궁금하다.

“중진공 문턱 넘기가 서류 떼기보다 훨씬 어려웠다”에 대한 3개의 생각

  1. 네, 저는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어요. 처음에는 정책 자금 신청 자체가 너무 복잡하게 느껴졌는데, 결국 본인의 사업에 맞는 방향을 스스로 찾아야 한다는 점이 와닿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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