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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금 신청하다가 서류 더미에 파묻힐 뻔했다

서류 준비하다 날을 샜다

며칠 전 우연히 소상공인 지원사업 공고를 봤다. 처음에는 그냥 ‘아, 이런 게 있구나’ 하고 넘어갔는데, 막상 꼼꼼히 읽어보니 운영 중인 가게에 보탬이 될 만한 항목들이 몇 개 보였다. 솔직히 말하면 처음에는 좀 만만하게 봤다. 예전에 정부 지원금을 신청해본 적이 있어서 어느 정도 서류는 익숙하다고 생각했으니까. 그런데 이번 건은 요구하는 서류부터가 달랐다. 사업자등록증명원은 기본이고, 부가세 과세표준증명, 거기에 국세 지방세 완납증명서까지. 사이트 하나하나 들어가서 인증받고 출력하는 것만 해도 시간이 꽤 걸렸다. 밤늦게 혼자 가게 컴퓨터 앞에 앉아서 프린트기 소음이랑 씨름하는데, 이게 과연 얼마를 지원받겠다고 이렇게까지 하나 싶어 자괴감이 들기도 했다.

엑셀 파일과 싸우기

가장 짜증 났던 건 사업계획서 작성이다. 칸을 채우다 보면 이게 내 사업을 설명하는 건지, 아니면 누군가에게 잘 보이기 위해 그럴싸한 소설을 쓰는 건지 헷갈린다. 100만 원에서 500만 원 사이의 소액 지원 사업이라 해도 적어야 할 내용은 거의 창업 보고서 수준이다. 작년 매출 내역을 일일이 엑셀에 옮겨 적으면서 내가 1년 동안 뭘 하며 살았나 싶었다. 사실 그냥 대충 넘길까 하는 생각도 수십 번 했다. 주변 사장님들한테 물어보니 다들 지원사업 신청하는 건 ‘하는 것보다 안 하는 게 정신건강에 좋다’고들 하더라. 그런데 또 막상 신청 안 하고 지나가면 괜히 나만 손해 보는 기분이 들어서 꾸역꾸역 작성하게 된다. 묘하게 사람 심리를 건드리는 구석이 있다.

결과 기다리는 마음

며칠 전에 겨우 서류를 다 올렸다. 제출 버튼 누르는 순간 기분이 묘했다. 이게 통과가 될지 안 될지 알 수 없는데, 일단 에너지는 다 쏟아부었으니까. 어떤 분들은 전문 컨설팅을 받는다고 하던데, 사실 그렇게까지 해서 받을 돈은 아닌 것 같다. 배달 앱 수수료 문제나 원재료 값 오르는 거 생각하면 지원금 몇백만 원이 큰돈이긴 하지만, 그 과정에서 소모되는 기회비용을 생각하면 참… 그래도 일단 저질러놨으니 기다려보는 수밖에 없다. 울진의료원처럼 큰 기관에서 지원사업 선정됐다는 기사를 보면 참 부럽기도 한데, 우리 같은 작은 가게들은 이런 사업 하나하나가 생명줄처럼 느껴지니 어쩔 수 없이 매달리게 되는 것 같다.

이게 정답일까 싶다

신청을 마치고 나니 이상하게 개운하기보다는 좀 찜찜하다. 예전에 공정위에서 배달 플랫폼들 상생안 같은 거 나올 때도 그랬지만, 결국 소상공인들이 챙길 수 있는 건 눈에 보이는 이런 보조금뿐인 건지. 막상 지원금을 받게 되어도 이게 내 근본적인 매출 향상에 도움이 될지, 아니면 그냥 잠깐 구멍 메우는 용도로 쓰이고 말지 잘 모르겠다. 이번 주 금융 일정 보다가 벤처 생태계나 간담회 소식들이 올라오는 걸 봤는데, 나랑은 참 멀게 느껴지는 세상 이야기 같았다. 사실 그냥 무사히 통과되어서 밀린 전기세나 해결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제일 크다. 결과가 언제 나올지 정확한 날짜도 안 정해진 상태라 그냥 잊고 지내는 게 상책인 것 같다.

“지원금 신청하다가 서류 더미에 파묻힐 뻔했다”에 대한 2개의 생각

  1. 사업계획서 칸 채우면서 혼란스러웠던 부분 공감해요. 매출 내역 엑셀에 옮겨 적는 과정에서 제 스스로를 되돌아보는 게 오히려 더 힘들었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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