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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류 뭉치를 들고 동사무소를 세 번이나 왔다 갔다 했다

서류 하나 때문에 다시 집에 돌아왔을 때의 허탈함

지방자치단체에서 지원해주는 소상공인 시설 개선 보조금 공고를 보고 솔깃했다. 가게 간판도 낡았고 내부 조명도 어두컴컴해서 전체적으로 새단장이 필요하던 참이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공고문만 보고 ‘오, 이번에는 조건이 꽤 괜찮네?’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게 시작이었다. 서류를 챙기러 갔는데 막상 창구에 앉으니 요구하는 서류 목록이 생각보다 길었다. 사업자등록증명원은 당연하고, 지방세 납세증명서에 표준재무제표까지. 특히 지방세 체납 여부는 요즘 감사 때문에 더 꼼꼼하게 본다고 직원이 굳이 강조하더라. 집에서 15분 거리인데 서류 하나가 빠져서 다시 집으로 돌아올 때의 그 기분은 겪어본 사람만 알 거다. 왜 미리 전화로 물어보지 않았을까 하는 자책도 들고, 오후 시간 다 날린 것 같아서 그냥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깐깐해진 평가 기준과 알 수 없는 커트라인

신청서를 낼 때 보니까 요즘은 예전 같지 않더라. 단순히 신청만 한다고 다 주는 게 아니었다. 연 매출 규모도 따지고, 사업을 얼마나 오래 했는지도 점수로 환산한다고 했다. 사실 이게 좀 불공평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영세한 가게일수록 시설 개선이 절실한 건데, 매출이 조금만 넘어가도 지원 대상에서 밀려나는 경우가 생기니까. 담당자한테 슬쩍 물어봤다. ‘이거 경쟁률이 어느 정도인가요?’라고. 돌아오는 대답은 역시나 ‘예산은 정해져 있고 신청하시는 분들이 워낙 많아서 장담하기 어렵다’는 뻔한 말뿐이었다. 5억 달러니 뭐니 하는 큰 뉴스를 보면 정부 돈이 어디로 가는지 짐작도 안 되는데, 정작 동네 작은 가게 하나 고치는 보조금 받는 건 왜 이렇게 낙타가 바늘구멍 통과하는 것 같은지 모르겠다.

영농조합법인 설립부터 보조금까지 꼬리에 꼬리를 무는 문서들

주변에서 영농조합법인을 만들어서 보조금을 더 크게 받는 방법을 들었다. 근데 이게 생각보다 리스크가 크다더라. 표준정관만 믿고 가다가 나중에 조합원 탈퇴나 출자금 반환 문제로 법적 분쟁이 생길 수도 있다고 하니, 그냥 마음 편하게 혼자 신청하는 게 낫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요즘은 지역 역사 자산을 활용하는 뮤지컬 같은 문화 예술 지원사업도 보조금으로 운영된다고 하던데, 그런 건 보러 가기엔 좋지만 막상 내가 직접 보조금을 따내서 사업을 하려고 달려들면 챙겨야 할 서류가 끝도 없이 늘어나는 게 현실이다. 지난번에는 신청서 제출하고 나서도 현장 확인하러 나온다며 며칠 동안 가게를 비우지도 못하고 대기했다.

보조금 지원사업, 과연 비용 대비 효율적인 걸까

사실 보조금 혜택을 따져보면 인건비나 시간 투자가 더 큰 것 같기도 하다. 물론 몇백만 원 지원받으면 큰 도움이야 되겠지만, 준비 과정에서 들이는 에너지와 스트레스가 만만치 않다. 신청서 쓰고, 보완 서류 떼고, 현장 확인받고, 나중에 정산 서류까지 꼼꼼히 챙겨서 제출해야 끝이 난다. 차라리 그 시간에 가게 영업을 하루 더 하는 게 나을지도 모른다는 의구심이 들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그래도 막상 지원금을 받아서 간판을 바꾸고 가게 분위기가 조금이라도 밝아지면 ‘그래, 고생한 보람이 있네’ 싶을 것 같기도 하고. 아직 선정 결과가 나오려면 한 달은 더 기다려야 하는데, 연락이 오긴 할지 모르겠다. 막상 신청하고 나니 안 되면 그것대로 아쉽고, 되면 그것대로 또 정산하느라 머리가 아플 것 같아 걱정이다.

“서류 뭉치를 들고 동사무소를 세 번이나 왔다 갔다 했다”에 대한 4개의 생각

  1. 사업자등록증명원부터 표준재무제표까지 요구하는 서류가 생각보다 많아서 좀 당황스러웠어요. 저도 비슷한 경험 때문에 신청 절차를 꼼꼼히 확인하는 게 중요하겠다고 생각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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