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레는 마음으로 시작한 전기이륜차 구매
올해는 전기이륜차를 한 번 타봐야겠다고 결심했다. 기름값도 오르고, 출퇴근 거리가 짧아서 굳이 가솔린 오토바이를 고집할 필요가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시흥시청 홈페이지를 뒤적거리다가 마침 보조금 지원 사업 공고를 발견했다. 가격은 대략 300만 원 초반대였는데, 보조금을 받으면 100만 원 정도는 아낄 수 있겠다 싶어 계산기를 두드려보며 혼자 좋아했다. 공고문에 적힌 절차는 꽤나 복잡해 보였지만, 대리점 직원이 알아서 다 해줄 거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매장을 찾았다. 막상 가서 상담을 받아보니 내가 직접 챙겨야 할 서류가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그냥 인터넷으로 클릭 몇 번이면 되는 거 아니었나’ 하는 무지함이 여기서부터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서류 뭉치와 씨름하게 된 날
문제는 주민등록등본이랑 초본, 그리고 지방세 납부 확인서였다. 공고문에는 ‘최근 3개월 이내 발급분’이라고 적혀 있었는데, 나는 아무 생각 없이 작년에 떼어둔 서류를 챙겨갔다. 대리점 사장님이 서류를 보더니 인상을 쓰며 이건 안 된다고, 다시 뽑아와야 한다고 딱 잘라 말했다. 그날 오후 햇볕은 어찌나 뜨거웠는지, 다시 집 근처 동사무소까지 걸어가는데 진이 다 빠졌다. 무인 발급기 앞에서 줄을 서서 서류를 다시 떼는데, 내가 왜 이 고생을 하고 있나 싶은 허탈함이 몰려왔다. 보조금이 100만 원 정도 지원된다고 하지만, 그 돈 받으려고 반나절을 길바닥에 버리는 게 과연 남는 장사인가 싶기도 했다.
자격 요건과 보이지 않는 벽
겨우 서류를 다 갖춰서 대리점에 전달했는데, 이번에는 보조금 신청 대기자가 몰려서 순번을 기다려야 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작년 미수혜자가 1순위고 나는 신규 신청자라 2순위라는 거다. 도로공사 장학재단에서 고속도로 사고 피해자 재활 보조금 주는 거랑 형평성 따지는 방식이 비슷하네 싶었다. 사실 누구를 먼저 주든 상관은 없는데, 이미 내 마음은 신차를 받는 쪽으로 기울어져 있어서 그런지 자꾸만 마음이 조급해졌다. ‘과연 내가 이번에 받을 수 있을까’ 하는 불확실함이 며칠 동안 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차라리 정가 다 주고 빨리 사는 게 정신건강에 이롭지 않았을까 하는 후회가 짧게 스쳐 지나갔다.
전산 시스템의 미묘한 불편함
신청 과정 중에 시흥시에서 안내받은 절차를 다시 훑어봤다. 사업 공고가 나고, 구매 계약을 하고, 제조사에서 보조금을 신청해주고, 다시 시에서 자격을 부여하고… 이게 무슨 복잡한 단계인지 모르겠다. 중간에 제조사에서 서류를 제대로 안 올려서 반려되었다는 연락을 받았을 때는 진짜 화가 머리끝까지 났다. 내가 한 잘못도 아닌데, 왜 내 신청 건이 뒤로 밀려야 하는 건지. 이런 공적인 지원금 체계가 참 편리한 것 같으면서도, 정작 사용자 입장에서는 한 번 꼬이기 시작하면 손쓸 방법이 없다는 게 제일 짜증 나는 지점이다. 그냥 일반 물건 사듯이 편하게 살 수는 없는 걸까.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찝찝함
결국 보조금 대상자로 선정되었다는 문자를 받기는 했다. 그런데 막상 문자를 받고 나니 기쁨보다는 ‘이제 드디어 끝났구나’ 하는 안도감이 먼저 들었다. 차량 출고랑 등록 절차가 또 남아있다고 하니, 이것도 나중에 매장을 한두 번은 더 방문해야 할 것 같다. 영동군 민생안정지원금이나 농민들 공익직불금 신청하는 분들도 다 이런 복잡함을 겪고 계신 걸까. 보조금을 받는다는 게 그냥 공짜로 얻는 느낌이 아니라, 행정적인 통과 의례를 거치는 노동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차가 나오기만 하면 되는데, 과연 처음에 기대했던 만큼 만족스럽게 탈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타다가 문제라도 생기면 또 서비스센터랑 씨름해야 할 텐데, 벌써부터 피곤한 기분이 든다.

고속도로 재활 지원과 비슷한 방식으로 우선순위가 정해지면, 보조금 정책 자체가 억지스러운 면이 있네요.
시흥시 안내대로 절차를 꼼꼼히 확인했는데, 제조사 서류 반려 때문에 정말 답답하셨겠네요.
보조금 받으려고 그렇게 서류 다시 떼느라 힘들었네요. 저도 비슷한 경험 때문에 시간 낭비한 적이 있어서 그 답답함 충분히 이해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