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은평구 중소기업육성기금 신청하다가 서류 더미에 파묻힐 뻔했다

동네에서 사업자 등록하고 6개월 버티기가 시작이다

얼마 전에 구청 홈페이지를 뒤적거리다가 은평구 중소기업육성기금 공고를 봤다. 사실 예전에는 이런 거 관심도 없었는데, 요즘 들어 고정 지출이 늘어나니까 뭐라도 알아봐야겠더라. 조건이 까다롭지 않아 보여서 ‘이거다’ 싶었는데 막상 상세 내용을 뜯어보니 그렇게 만만한 게 아니었다. 일단 관내에 사업장이 있어야 하고, 당연한 얘기지만 사업자 등록을 하고 6개월 이상 영업을 해야 한다. 나야 뭐 여기서 3년째 버티고 있으니 조건은 충족하는데, 문제는 서류 준비 과정이었다. 세무서 가서 떼야 할 서류들이 왜 이렇게 많은지. 예전에는 그냥 인터넷으로 뚝딱하면 되는 줄 알았는데, 막상 융자 신청하려고 하니까 은근히 챙길 게 많아서 오전 시간을 다 써버렸다.

4년 이내 지원받은 기록이 있으면 얄짤없다

서류를 챙기다가 발견한 문구가 하나 있었다. ‘최근 4년 이내 중소기업육성기금 융자를 지원받은 업체는 제외’라는 내용인데, 내가 3년 전에 한번 작은 지원을 받았던 게 기억이 났다. 이게 참 애매한 게, 그 당시에는 정말 조금만 받았거든. 근데 규정이 그렇다니 어쩔 수 없지. 혹시나 해서 구청 담당자한테 전화를 걸어봤다. 목소리가 꽤 바빠 보이더라. 대기 시간만 한 10분 넘게 기다린 것 같은데, 연결되고 나니까 ‘이미 지원 이력이 있으면 이번에는 어렵다’는 답변을 받았다. 아니 뭐, 내가 다시 신청하려는 거긴 하지만 규칙이 깐깐해서 조금 맥이 빠졌다. 숙박업이나 주점업도 아예 대상에서 빠져 있으니, 이런 업종 하시는 분들은 시작부터 막히겠다 싶었다.

부동산 매입 없는 시니어하우징 같은 뉴스가 들려와도 내 현실과는 거리가 멀다

요즘 뉴스를 보면 현대해상 같은 곳에서 시니어하우징 사업에 뛰어들었다는 기사도 보이고, 중진공에서 규제자유특구 참여 기업한테 투자 유치 지원해준다는 소식도 들린다. 그런 거 보면 세상 참 빠르게 변하고 기회도 많아 보이는데, 정작 동네 소상공인들한테는 그런 거창한 지원보다는 당장 다음 달 임대료나 인건비가 더 시급한 문제거든. KT에서 구미 외식업계에 디지털 전환 지원해준다는 기사도 봤는데, 이게 진짜 현장에서 쓰기 편한 건지, 아니면 그냥 보여주기식 지원인지는 직접 써보지 않으면 모르는 일이다. 사실 기술이 들어오면 편해지긴 하는데, 그걸 배우는 시간도 비용이고 초기 세팅하는 과정에서 겪는 번거로움도 무시 못 한다. 정부보조금이나 융자 공고를 볼 때마다 드는 생각이지만, 이걸 진짜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더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만드는 건 쉬운 일이 아닌 것 같다.

과잉 규제와 무규제 사이에서 고민하는 건 거대 기업이나 나나 마찬가지다

구글이 AI 규제 청사진 제시하면서 과잉 규제도 안 되고 무규제도 안 된다는 말을 했더라. 그 기사를 보면서 피식 웃었다. 우리 같은 작은 사업장도 마찬가지다. 정부에서 융자 지원해줄 때 깐깐한 서류 규제 없으면 좋겠지만, 그렇다고 아무나 다 빌려주면 나중에 세금 낭비라고 욕먹겠지. 적당한 균형이라는 게 진짜 제일 어려운 것 같다. 나는 이번에 은평구 기금은 자격 미달로 아예 신청도 못 하게 됐지만, 그래도 이런 제도가 있다는 걸 알고 있는 것만으로도 나중에 다른 거 알아볼 때 조금은 도움이 되겠지 하는 마음이다. 근데 사실 막상 신청하려고 뛰어들면 그놈의 서류 때문에 또 하루를 다 날릴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머리가 지끈거린다.

결국 남는 건 정보 찾느라 보낸 시간뿐이다

오늘도 점심 먹고 잠깐 짬 내서 서류 확인하고 전화 돌리고 하느라 정작 해야 할 일을 조금 미뤘다. 사업자 지원이라는 게 다 그렇다. 시간 들여서 정보 찾아보고, 안 되는 이유 확인하고, 그러다 보면 결국 본업은 뒷전이 되기 일쑤다. 무료 수업 신청하면 아이패드 주고 뭐 할인해 준다는 광고성 글들도 많이 보이는데, 이런 거라도 챙겨야 하나 싶다가도 막상 그럴 여유가 없어서 그냥 창을 닫는다. 지금 당장 필요한 건 복잡한 정책 설명보다는 그냥 좀 덜 까다로운 지원책인데, 세상은 자꾸 더 복잡한 것들만 새로 만들어내는 기분이다. 다음에 또 기회가 있겠지 하면서도, 그냥 내 힘으로 다 해결하는 게 제일 마음 편하다는 생각만 자꾸 든다.

“은평구 중소기업육성기금 신청하다가 서류 더미에 파묻힐 뻔했다”에 대한 3개의 생각

  1. 글 읽어보니, 사업자 등록하고 6개월 버티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딱 느껴지네요. 디지털 전환 지원도 좋지만, 기술을 배우는 과정 자체가 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점이 와닿습니다.

    응답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