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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류 뭉치 들고 은행만 세 군데 돌았던 날

서류는 왜 항상 떼어도 떼어도 모자란 건지

지난주엔 정말 하루 종일 서류만 들고 돌아다녔다. 소상공인 정책자금 신청해보겠다고 마음먹은 건 벌써 한 달 전인데, 막상 서류 준비하다 보니 내가 뭘 하고 있는 건가 싶더라. 와이즈택스 사이트 들어가서 이것저것 조회해보고, 사업자등록증명부터 납세증명까지 뗄 수 있는 건 다 뗐는데도 은행 창구에 가니 ‘이거 말고 다른 게 필요하다’는 소리를 듣고 말았다. 법인세 중간예납 관련 서류는 왜 그렇게 복잡한지, 담당자분이 설명해주시는 말들이 마치 다른 나라 언어처럼 들렸다. 그냥 앉아서 클릭 몇 번 하면 되는 줄 알았는데 현실은 완전히 달랐다.

은행 창구에서 보낸 지루한 시간들

결국 점심시간도 제대로 못 챙기고 근처 은행 세 군데를 더 돌았다. 대기 번호표 뽑고 앉아 있는데, 내 앞에는 다들 나처럼 뭔가 절박해 보이는 사람들이 앉아 있더라. 내 순서가 와서 앉았는데 상담하시는 분이 신용대출 금리 이야기를 꺼냈다. 지금 당장 정부지원 저금리 대출이 간절한 상황인데, 금리 변동 폭을 들으니 머리가 아득해졌다. 사실 지금 내 상황에서 1~2% 차이가 얼마나 큰지 모를 거다. 결국 그날은 서류 제출만 겨우 하고 돌아왔는데, 손에 든 건 아무것도 없고 다리만 퉁퉁 부었다.

제조혁신바우처 같은 거 챙기는 건 사치일까

주변에서는 제조혁신바우처나 다른 지원금도 알아보라고들 한다. 그런데 당장 눈앞의 대출 이자 갚기도 바쁜 와중에 그런 거 챙길 여력이 도대체 어디 있을까 싶다. 벤처기업인증요건 같은 건 나랑 너무 먼 이야기처럼 느껴진다. 솔직히 말하면, 정부 지원 소액대출 하나 받는 것도 이렇게나 숨이 막히는데, 무슨 거창한 사업들을 더 하겠나 싶기도 하고. 어제는 밤늦게까지 사무실에서 대출 연장 서류를 정리하는데, 진짜 현타가 제대로 왔다. 코로나 때 받았던 자금 때문에 지금 3년 넘게 고생 중인데, 이 고리는 도대체 언제쯤 끊어질지 모르겠다.

정보는 넘치는데 내 손에 쥐어지는 건 없다

뉴스 보면 코스닥 활성화니 뭐니 해서 정책자금이 풀린다고는 하는데, 그 돈이 나한테까지 흐르는 물줄기는 아닌 것 같다. 낙농가들이 폐업 보상 대책 마련해달라고 외치는 기사들을 보면서, 우리 같은 작은 자영업자들도 다를 게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들 각자의 자리에서 버티고는 있는데, 사실 그 버팀이 언제까지 가능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소상공인 정책자금이라는 게 나 같은 사람에게는 일종의 생명줄인데, 가끔은 이 생명줄 자체가 너무 팽팽해서 금방이라도 끊어질 것 같다.

앞으로 또 무슨 서류를 더 준비해야 할지

며칠 전에는 혹시나 싶어서 소상공인 지원금 관련 커뮤니티도 좀 들여다봤다. 거기 사람들도 다들 나와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더라. 정부 지원 혜택이 어쩌니 저쩌니 해도, 결국 내가 직접 발로 뛰어서 챙기지 않으면 아무도 대신 해주지 않는다. 오늘 아침엔 또 문자 하나가 왔는데, 무슨 대출 연장 관련 안내였다. 또 은행에 가야 하나 싶어 한숨부터 나왔다. 내일은 다시 은행에 들러봐야겠다. 이번엔 제발 서류 퇴짜 맞지 않고 한 번에 끝났으면 좋겠는데, 마음 한구석엔 또 불안함이 가시질 않는다. 이렇게 하루하루 버티는 게 맞는 건지, 가끔은 그냥 다 놓고 싶을 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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