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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탬e 시스템이랑 씨름하다가 하루가 다 갔다

로그인이 왜 이렇게 안 되는 건지

최근에 집에 침수 방지 시설을 좀 설치해볼까 싶어서 구리시에서 한다는 지원 사업 공고를 봤다. 처음에는 그냥 구청 가서 서류 한 장 내면 되는 줄 알았다. 그런데 요즘은 다들 ‘보탬e’라는 시스템을 써야 한다더라. 이름만 들었을 때는 보태준다는 뜻인가 싶어서 긍정적으로 생각했는데, 막상 접속해보니 시작부터 로그인이 말썽이었다. 공동인증서가 분명히 바탕화면에 있는데 자꾸 인식 오류가 뜬다. 이거 해결하려고 보안 프로그램 서너 개를 새로 깔았다. 컴퓨터가 갑자기 느려지는 게 확 느껴졌다. 예전에는 이런 공고가 뜨면 그냥 주민센터에 직접 가서 직원분이랑 눈 마주치며 서류 건네주는 게 더 빠르고 편했던 것 같은데, 왜 굳이 이런 복잡한 웹사이트를 통하게 만드는 건지 모르겠다. 옆에서 보던 아내가 그냥 돈 좀 들더라도 업체에 다 맡기면 안 되냐고 하는데, 최대 80%까지 지원해준다는 문구를 보고 나니 괜히 오기가 생겼다.

무공해차 보조금은 또 다른 세상이더라

전기차 보조금 관련 기사들도 요즘 많이 보인다. 제주도 쪽은 벌써 조기 마감된다고 난리던데, 여기는 보조금 금액이 차마다 다르고 심지어 성능에 따라 차등 지급된다고 한다. 내가 예전에 전기차 살까 고민할 때 대리점 직원이 자기들이 알아서 다 해준다고 했던 게 기억난다. 그때는 그냥 ‘아, 편하네’ 하고 넘어갔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그게 다 시스템 안에서 복잡한 신청 과정을 그 사람들이 대신해준 거였다. 내가 직접 해보려고 시스템 페이지를 훑어보니 서류가 한두 개가 아니다. 무슨 계약서부터 성능 인증서까지, 이게 개인이 혼자서 다 챙길 수 있는 수준인가 싶다. 나라에서 주는 돈 받는 게 이렇게나 서류 작업이 많구나 싶어서, 문득 싱가포르처럼 전과자 채용 기업에 보조금을 주는 제도 같은 건 대체 누가 관리하는 걸까 하는 엉뚱한 궁금증까지 들었다.

청년 후계농 고민하는 지인 이야기

며칠 전에는 농사 좀 지어보겠다고 청년 후계농 지원금 알아본다는 지인을 만났다. 그 친구는 벌써 몇 주째 잠도 제대로 못 잔 눈치였다. 보조금이랑 대출을 같이 묶어서 받으면 혜택이 크다는데, 문제는 그게 의무 영농 기간이라는 게 있단다. ‘사람 일이라는 게 어떻게 될지 모르는데, 덜컥 큰돈 받았다가 나중에 상황 꼬이면 어쩌지?’라며 고민하는 그 친구 표정이 꽤 심각했다. 보조금이라는 게 달콤한 사탕 같지만 결국 그만큼의 의무가 따라오는 족쇄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그냥 침수 방지판 하나 설치하는 건데도 이 난리인데, 몇 년씩 인생을 걸어야 하는 사람들은 오죽할까. 신청 전부터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는데, 그 ‘정확히’라는 게 참 모호하다. 공무원들도 가끔은 자기네 시스템이 얼마나 복잡한지 모르는 것 같다.

결국 끝을 알 수 없는 기다림

결국 서류를 다 올리고 신청 버튼을 눌렀다. 7월 중에 개별 통보해준다고 하니 이제는 기다리는 일만 남았다. 사실 잘 될지 안 될지도 모르겠다. 현장 확인도 나와야 하고, 지방보조금관리위원회인가 뭔가 하는 곳에서 심의도 거쳐야 한다니. 내가 낸 서류가 누락된 건 아닌지, 보안 프로그램 때문에 입력값이 제대로 들어간 건지 의심이 계속 든다. 어제는 새벽에 잠깐 깨서 혹시나 반려됐나 싶어 다시 로그인해봤는데 역시나 ‘심사 중’이라는 글자만 덩그러니 떠 있더라. 이럴 거면 차라리 그냥 내 돈 내고 빨리 끝낼 걸 그랬나 싶다가도, 막상 지원금 안 받으면 괜히 손해 보는 기분이라 찝찝할 것 같고. 보조금이라는 게 참 사람을 미묘하게 만든다. 막상 다 끝나고 나면 기억도 안 날 일이겠지만, 지금은 이 대기 시간이 꽤 길게 느껴진다. 제대로 된 건지, 어디서 문제가 생긴 건 아닌지 딱히 물어볼 곳도 마땅치 않은 게 더 피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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