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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탬e 사이트 로그인하다가 결국 포기할 뻔한 날

익숙하지 않은 시스템과의 첫 만남

며칠 전부터 사무실에서 보조금 지원 사업 관련해서 공고가 떴다고 다들 난리였다. 요즘 정부에서 뭐 하나 받으려면 무조건 보탬e(losims.go.kr)라는 시스템을 거쳐야 한다던데, 사실 이름부터가 좀 낯설었다. 예전에는 그냥 서류 들고 동사무소나 구청 가면 됐던 것 같은데, 이제는 모든 게 온라인 통합 관리 체계로 바뀌었다고 하니 시대가 변하긴 했나 보다. 아침 일찍 출근해서 차 한 잔 마시고 여유롭게 접속했는데, 첫 페이지부터 뭔가 복잡한 보안 프로그램 설치하라는 안내가 줄줄이 떠서 시작부터 진이 빠졌다. 공인인증서라고 부르던 시절은 지났고 이제 공동인증서에 금융인증서까지, 무슨 로그인 방식이 이렇게나 많은 건지. 시작도 하기 전에 보안 프로그램만 다섯 번은 다시 설치한 것 같다.

서류 준비가 생각보다 만만치 않음

지자체 휴게시설 지원 사업 공고를 보니까 생각보다 준비해야 할 서류가 많았다. 단순히 신청서만 올리면 되는 줄 알았는데, 사업자등록증명부터 시작해서 표준재무제표증명, 거기에 현장 사진까지 첨부해야 한다. 예전에는 대충 구색만 맞추면 됐던 것 같은데, 요즘은 시스템상에서 서류를 하나하나 검증하는 구조라 빠뜨리면 아예 다음 단계로 넘어가지도 않는다. 특히 현장 사진을 규격에 맞춰서 정리하는 게 일이었다. 그냥 스마트폰으로 찍은 사진을 올리면 되는 줄 알았는데, 용량 제한도 있고 해상도도 너무 높으면 안 올라가서 일일이 리사이징을 했다. 이런 것까지 일일이 다 챙겨야 하나 싶어 조금 짜증이 났지만, 그래도 나중에 지원금 70% 정도를 보전받을 수 있다는 말을 들으니 참게 되더라. 70%면 정말 적은 돈도 아니니까.

보탬e 시스템의 불친절함

오후 2시쯤 됐을까, 드디어 모든 서류를 업로드하고 최종 제출 버튼을 눌렀다. 그런데 갑자기 ‘시스템 오류’라는 메시지가 뜨면서 화면이 하얗게 변했다. 순간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혹시나 해서 다시 로그인을 해보니 내가 입력했던 내용이 하나도 저장되어 있지 않았다. 임시 저장 기능이 있다고는 들었는데, 그게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겠고 설명서는 너무 딱딱해서 읽히지가 않았다. 처음부터 다시 작성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의자에 푹 주저앉았다. 정부 사이트가 원래 이렇게 불친절했나 싶어 괜히 누구한테 화를 낼 수도 없고 답답한 마음만 들었다. 전화를 해서 물어볼까 했는데, 민원 담당 부서 연결이 쉽지 않을 것 같아 그냥 혼자 끙끙대며 다시 타이핑을 시작했다.

신청 완료 이후의 묘한 기분

우여곡절 끝에 결국 신청서를 제출했다. 마지막에 ‘제출 완료’라는 글자를 보고 나니 왠지 모르게 허탈한 기분이 들었다. 이걸 하려고 내가 오늘 오후 시간을 다 썼나 싶기도 하고. 며칠 뒤에 심사 결과가 나온다는데, 서류에 혹시라도 오타가 있진 않았을까, 사진 규격이 미묘하게 안 맞는 건 아닐까 하는 걱정이 계속 따라다닌다. 옆자리 동료는 작년에 비슷한 지원 사업을 신청했다가 서류 미비로 반려당해서 다시 했다는 말을 듣고 나니 더 불안해졌다. 정부 보조금이라는 게 정말 떡하니 나오는 건지, 아니면 이 과정을 다 버텨야 겨우 닿을 수 있는 건지 잘 모르겠다. 일단 제출은 했으니 운에 맡겨야겠지만, 사실 다시는 하고 싶지 않은 과정이다. 돈을 받는 게 이렇게까지 피곤한 일인가 싶고, 앞으로 또 다른 지원 사업이 뜨면 선뜻 손이 나갈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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